[단상] 솔비의 성폭력 예방 비디오 출연이 뭐...?

가수 솔비의 데뷔전 성폭력 예방 비디오 출연이 화제인 모양입니다.
다시 또 한번 연예인은 참 힘든 직업이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기사 내용을 요약해 보면 2011.12.29.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솔비 데뷔 전 찍었던 성폭력 예방 드라마 '용서받지 못할 죄' 캡처 사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크레딧에 "권선미"라는 본명이 들어있다며, 솔비임이 확실하다고 하네요. 매체들은 대부분 가십성 기사로 취급하여 사실만 전하고 있는 듯 하지만, 솔비와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어떤 쪽에서는 다시 안티감을 살리고, 어떤 쪽에서는 옹호하는 입장을 내놓고 있네요.

편을 가르자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인간의 편입니다. 익명성의 시대에 그 익명성을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더군요. 스스로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누군가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을 퍼붓는 행위들을 공공연히 목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비방하는 사회 보다는 누군가를 칭찬하는 사회를 꿈꾸어 보세요.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에게 칭찬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어 버렸네요. 이야기 하고 싶던 주제는 솔비의 인간적인 측면입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속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속은 것이라 해도 좋은 일이라 다시 상기하게 되네요.

이전에 솔비가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출연했을 때의 기억입니다.

솔비는 그 때 앤디와 커플이 되었고 약 8개월 간 가상결혼 생활을 촬영해 나갔습니다. 마지막 이별 여행이 생각나는데요, 솔비는 촬영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이 오며 인간적으로 매우 힘들다는 이야기를 카메라를 통해 비친 적이 있습니다. TV를 보다가 그 때 그 마음이 어찌나 와닿던지... 견물생심(사람을 물건에 비해 좀 미안하긴 하지만...)이라고 옆에 계속 있으면 마음이 생기기도 마련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그것 마저도 작가가 쓴 연출일지도 모르겠지만,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진실로 느껴지긴 했었습니다. 그것이 연기였다면 대단한 연기력이었던 게죠...


여튼,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연예인으로서의 삶이라는 것이 사랑마저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시스템 안에 갇혀있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대중 문화의 전개 방향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어 있던터라, 상당히 좋지 못한 눈으로 "우결"을 바라보고 있던 때였습니다. 비판의 골자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가치인 '사랑'까지도 상품화하여 매스컴을 통해 뿌리게 되는 저질화 편향을 보이는 현대 문화의 흐름"이었습니다. 그런터라 솔비의 눈물이 더 진실되게 느껴지더군요. (이것도 작가의 연출에 놀아났음이 틀림 없긴 할 겁니다... ㅠㅠ;)

각설하고, 사실 제가 알기로는 솔비는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하는 성실한 연예인입니다. 많은 안티팬 때문에 말도 못할 심적 고생을 하였을 터인데도, 꿋꿋이 이겨내고 대학 진학과 연기 도전에까지 이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2010년 12월에는 '이기동 체육관'으로 연극 무대 대뷔를 하였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줄넘기도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복싱을 배워 결국 호평을 받는 연기를 펼쳤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무릎과 갈비뼈에 부상도 당했음에도 무대에서 열연하여 그 투혼에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하네요.



또 올해 8월에는 '톡식 히어로'라는 작품을 통해 뮤지컬에도 도전했다고 하는군요. 이 작품에서도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의 성격을 잘 소화해 내며 좋은 평을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늘 호사스러운 연예인들을 생각하지만, 대중의 막말에 어디선가 상처 받고 있는 연예인들이 세상엔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흠을 보면 헐뜯기만 일삼는 매스컴과 미디어 보다는, 한 사람으로서의 장점을 보았을 때 더 칭찬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네티즌이 더 많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요...?

혹시 또 솔비양이 마음을 다칠지도 모르니, 가십거리 보다는 칭찬세례를 퍼부어 열심히 하는 연예인이 더 빛을 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